나는 종이책을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서 어떤 책들은 전자책으로 보고 싶거나 전자책이 나은 경우가 있다.
아마존 킨들이 붐을 일으킨다고 여기저기서 난리일 때 슬쩍 보고는
'사고 싶지 않아, 사고 싶지 않다구... 난 이런 것 따위에 돈을 낭비하지 않.. 아.. 않...'
하다가 결국 사고 싶어졌으나, 한쿡에는 팔지 않는다는 아마존님의 방침에 좌절.
그러나 얼마 전 모 부장님의 조직행동 MBA 과제용 자료에 도움을 춈 드리다가
Kindle for PC라는 녀석이 나와 있는 것을 발견. Olleh!!
사실 다른 어떤 공부보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그 이유 자체가 다른 언어로 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기쁨이 추가되어서 인즉...
나는 3:1 정도로 국내도서와 해외도서(거의 영어, 가끔 중국어)를 사는 편인데
이 해외도서라는 녀석이...
1) 국내에서의 인지도에 따라 국내에 재고가 있을 확률이 들쭉날쭉
2) 요즘은 해외배송 같은 게 있긴 하지만 2~3주 걸리는 게 보통
3) 번역서의 2~3배쯤은 우스운 가격. 이건 뭐... ㅠㅠ
그런데 킨들로 요것들을 읽으면
1) 아마존에서 사므로 당근 한국보다 재고가 많다
2) 클릭 클릭 몇 번이면 그분이 내 pc안에 오롯이 앉아계심
3) 페이퍼백 가격에 비해 1/2~1/3 수준으로 싸다
요래요래 장점이 있다.
들고다니면서 읽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나같이 출퇴근 시간 짧고 책도 이거 읽었다 저거 읽었다 하는 사람이면
그냥 출퇴근시간에는 다른 책을 읽으면 된다. 흣.
그래서 처음 산 것은 폴 오스터 님의 'Book of Illusions'
내가 읽은 네 번째 폴 오스터의 책이다. 뉴욕 가면서 읽은 브루클린 풍자극 이후
폴 오스터에 푹 빠져서... 뉴욕 3부작, 공중곡예사를 거쳐온 것이 요것.
(사실 뉴욕 3부작과 공중곡예사는 한 7~80% 지점에서 멈추었다. 브루클린은 손에서 놓을 수 없었는데. 흠.)
아직 7% 정도밖에 읽지 않았는데, 손에서(.. 가 아니고 모니터에서...) 떼기가 힘들다.
아내와 아이들을 읽고 'Zimmer Death Fund'를 아무렇게나 써 버리는 장면에서는
최진영씨나 초계함 실종자 가족분들이 겹치기도 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픔. 크게 바랬었지만 그들이 없기에 무의미한 것이 되어 버린 부(富). 그런 것들.
읽다가 문득, 이번 휴가 때는 'Paul Auster Tour'를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폴 오스터를 읽다 보면 브루클린에 가고 싶은 때가 많거든(배경으로 자주 등장하기도 하고, 그가 살고 있기도 하고)
그런 것처럼... 여기 나오는 장소들을 쓰윽 둘러본다든지 그런 거. 흣.
피터 드러커를 비롯한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인사나 교육 이외에도, 내가 만약 책을 쓰고 강의를 할 만큼 오래도록 좋아하고 탐닉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게 폴 오스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인사나 교육부터 좀 잘 해야겠... 지... 쿨럭)
(+)
오늘 든 생각.
사람들이, 말이지.
인터넷에 접속해서 A양과 B군이 나오는 스포츠신문의 뉴스를 읽는 수만큼
아고라나 네이트 판 같은 데 키보드워리어가 되어 댓글을 다는 수만큼
학력이나 부의 수준에 관계없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시를 읽고, 소설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면서 산다면
(언어영역에 나오니까. 수행평가에 나오니까 말고... 그냥...)
이렇게 사람답지 않은 사람과 사람답지 않은 말과 사람답지 않은 행동거지가 많은
그런 사회는 안 되었을 거야.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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